성소수자 영화감상 소모임 퀴어크레딧 인터뷰: 영화 보기와 광장 나가기
2025년 8월 21일
아슬ㆍ태태ㆍ문아영
ⓒ 성소수자 영화감상 소모임 퀴어크레딧.
문아영: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퀴어영화 연구그룹에서 활동하는 문아영입니다.
아슬:
안녕하세요. 저는 성소수자 영화감상 소모임 퀴어크레딧(이하 퀴어크레딧)에서 반장을 맡고 있는 아슬입니다.
태태:
퀴어크레딧에서 부반장을 맡고 있는 태태라고 합니다.
문아영:
반갑습니다. 퀴어크레딧이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아슬:
퀴어크레딧은 2019년에 만들어진 성소수자 영화감상 소모임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성소수자와 엘라이가 함께 활동하는 친목 단체입니다. 처음에는 전국의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친구들 간의 친목 모임이었어요. 그러다 서로가 영화 감상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는 걸 알게 됐고, 더 많은 분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금 같은 모임을 하게 됐죠. 단체의 이름은 우리나라의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엄정화님의 노래 〈Ending Credit〉(2017)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어요.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면 모든 제작진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잖아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난무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힘들고 슬플지라도 해피 엔딩과 새드 엔딩, 열린 결말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 찬란하게 이름을 빛내자는 뜻을 담아 퀴어크레딧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아영:
단체의 규모를 비롯해서 두 분은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신 지 여쭤보고 싶어요.
태태:
현재 퀴어크레딧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스태프를 포함해서 총 30명의 인원이 함께하고 있고, 스태프로는 저와 반장을 포함한 7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체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오픈 채팅방에 계신 분들에게 공지해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죠. 반장인 아슬님이 하는 역할은 대외적으로 연대 단체를 모집하거나 SNS 계정을 활용해 단체의 소식을 홍보하는 일을 주로 담당하고 있어요. 그리고 부반장인 저는 반장이 행사를 기획하면 일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실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문아영:
지금까지 퀴어크레딧에서 함께 관람한 영화들은 어떤 작품이었나요? 더불어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슬:
그동안 스태프들과 관람했던 영화로는 다큐멘터리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2023), 〈홈그라운드〉(2023), 영화 〈딸에 대하여〉(2024), 〈모아나 2〉(2024) 그리고 퀴어 필름 메이킹 워크샵 색동영화판의 단편영화 〈사춘기〉(2024)가 있어요. 이 외에 최근에는 공동상영회를 통해 오픈 채팅방에 계신 분들과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2021)을 관람하기도 했고요.
태태:
작품 선정 기준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구성원 간의 관심사가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죠. 팀원들 중에서 먼저 어떤 작품을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분이 계시면 이에 공감하는 인원들이 영화 관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각자의 관심사가 다양하다 보니 영화를 선정할 때 어떤 제한을 두기보다는 서로의 관심사를 충족하는 작품들을 함께 관람하고 있어요.
문아영:
다 함께 영화를 관람한 후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시나요?
태태:
저희가 아무래도 친목 모임이다 보니 라포형성을 하기 위해 보통은 영화를 관람한 후에 식사를 함께하거나 술을 마시면서 작품에 대해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아슬:
그리고 최근에 공동상영회를 처음 진행했는데 영화가 끝나고 관객분들과 작품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좋아하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걸 비롯해서 해당 작품이 성소수자인 자식과 그들의 부모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영화의 내용과 맞물리는 본인의 경험을 들려주시는 분도 계셨죠.
문아영:
퀴어크레딧에서는 영화 감상 외에도 여러 지역의 퀴어문화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퀴어문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개인이 아닌 성소수자 영화감상 소모임으로서 단체의 구성원분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할 때의 즐거움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려요.
아슬: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할 때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전까지는 혼자 행사를 다니면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는데, 단체가 만들어지고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니 행사마다 저희만의 추억이 생겨서 더 재미있더라고요. 게다가 퀴어퍼레이드의 행진은 굉장히 많은 인원이 함께하는 활동이잖아요. 팀원들과 같이 행진하는데 마치 거대한 뮤지컬 영화를 찍는 기분이 들어서 즐거웠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저희가 본격적으로 공식적인 활동으로 방문한 곳이 프라이드 엑스포였어요. 당시 행사를 주최ㆍ주관하는 사단법인 신나는 센터의 김조광수 대표님께 인사를 드리기도 했는데, 그동안 영화감상 모임 중에서 저희처럼 깃발을 들고 활동하는 오픈된 단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매우 반가워해 주시더라고요. 단체의 첫 모임인 데다가 생각하지도 못한 환대를 받게 되어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경험이에요.
태태:
저 같은 경우에도 MBTI가 ENFJ라서 무언가를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할 때 나오는 시너지를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혼자 행사를 다니면 종종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단체로 활동을 하면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다양한 곳에 가볼 수도 있고, 두려움 대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점에서 큰 에너지를 얻고 있죠.
문아영:
12.3 비상계엄 이후 퀴어크레딧이 윤석열 탄핵을 위한 집회와 성소수자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단체의 활동과 함께 이 시기 두 분께서는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아슬:
당시에 저는 퇴근하고 개인 일정을 마친 뒤 잠자리에 들려고 누워있던 때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유튜브에서 실시간 속보로 ‘윤석열 계엄령 선포’라는 뉴스가 뜨는 거예요. 처음에는 어떤 상황인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았는데, 점차 사태가 구체화되면서 두려움과 공포가 느껴졌어요. 계속 손이 떨리고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그래서 태태님과 연락을 나누면서 실시간 라이브 영상으로 국회의 현장을 계속 지켜봤죠. 역사적으로 전 세계에서 군사 독재 정권이 권력을 갖게 되면 가장 먼저 위협을 받는 대상이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라고 공부해 왔기 때문에 계엄이 저와 주변인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니 정말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저희 단체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서 임시방편으로 SNS 계정에 있는 모든 게시물을 내리거나 비공개로 전환하는 작업을 했었죠.
태태:
저는 애인과 야식을 먹고 있던 때였어요. 저와 제 애인은 정당 활동을 하고 있는데 주변에 아는 분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연락을 주셔서 비상계엄에 대해 알게 됐죠. 그리고 유튜브를 보니 평소라면 뉴스가 올라올 시간이 아닌데 온갖 속보가 떠 있더라고요. 헬기가 국회에 착륙하고 시민들이 군용차를 막는 등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계엄을 하는 건지, 정말 전쟁이라도 벌어진 건지 오만 생각이 들었죠. 이후 포고령에서 민주주의에 반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을 보는 데 엄청 화가 나면서도 동시에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래서 일단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소식을 알리고 안부를 확인했어요. 당시에는 언제 카카오톡 이용이 제한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공유되고 있었던 터라 퀴어크레딧의 경우 구성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아슬님의 제안에 따라 단체의 SNS 계정을 비활성화했었죠. 자칫 비상계엄 사태가 길어지면 서로에게 연락하는 것도 어려워질까 봐 겁이 났는데, 한편으로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단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눴던 그 시간이 놀랍고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이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되고 계엄이 해제되어 정말 다행이었죠.
그렇게 이번 일을 겪으면서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우리가 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 선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그래서 최근에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진행할 때도 주변 사람들과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서 전파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문아영:
이후에 단체의 깃발을 들고 윤석열 탄핵을 위한 집회에 참여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단체의 SNS 계정을 통해 윤석열 탄핵을 위한 집회에서 함께 만나자는 글을 여러 차례 올리시기도 했고요. 집회에 참여하면서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슬:
저는 국회 근처에 직장이 있어요. 외곽에서 회사 단지를 지키는 보안팀으로 근무하고 있죠. 그래서 실시간으로 집회 상황을 전해 듣거나 직접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도 평일에 근무가 끝나면 자주 집회에 참여했고요. 그러던 중 집회에 참여한 수많은 인원 가운데 저희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성소수자와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시민 그리고 퀴어크레딧을 팔로우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퀴어크레딧은 다른 인권단체나 시민단체와는 달리 함께 영화를 보고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지만,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런 일상적인 활동조차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제가 먼저 퀴어크레딧이 집회에 참여해서 다른 시민들과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팀원들을 설득했죠. 말씀해 주신 SNS 게시물은 퀴어크레딧을 팔로우하시는 분들 중에 집회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분이 계신다면, 단체의 깃발 아래에서 저희와 함께 현장을 지키고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업로드 했던 기억이 나요.
태태:
저는 반장인 아슬님이 본인의 시간을 내서 단체를 위해 고민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이 참 고맙게 느껴져요. 이런 활동을 통해 저희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힘을 보태고 단체 내부에서도 하나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어요. 특히 집회 현장에서 수많은 깃발 가운데 저희 깃발이 보이거나, 성소수자 당사자들 그리고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시민들이 함께 행동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되게 오묘한 감정이었어요. 아직까지 성소수자가 사회에서 차별과 멸시를 받고 있지만, 변화가 필요할 때 함께 행동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문아영:
이번 광장에서는 무지개 깃발과 팻말을 든 시민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저도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던 때, 광장에서 퀴어크레딧의 깃발을 발견하고 반가워했던 기억이 있어요. 한편, 퀴어크레딧의 깃발은 12.3 비상계엄이 있기 전에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어요. 깃발과 관련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태태:
저희 단체에서 기수를 담당하는 스태프분이 계세요. 맏형이신데 평소에는 눈에 띄는 활동보다 뒤에서 응원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세요. 그런데 최근 2025 제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는 기수 형이 더운 날씨임에도 깃발을 들고 신나서 행진하는 모습을 보는 데 제 마음이 다 벅차더라고요. 새삼 축제가 가진 힘과 우리 퀴어크레딧에서 깃발을 드는 역할이 개인에게 주는 힘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슬:
태태님이 언급해 준 이 형과 재미있었던 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서울시청 앞을 지나가는 코스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깃발을 흔들고 싶어서 형에게 깃발을 한 번 들어도 될지 여쭤봤는데, 본인이 맡은 역할이니까 계속 깃발을 들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형이 그렇게 기수 활동을 좋아하고 책임감을 가졌는지 몰랐던 터라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정말 더운 날이었는데 끝까지 열심히 깃발을 흔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던 기억이 나요.
문아영:
이어서 지난 6월 28일, 단체의 첫 번째 공동상영회로 〈너에게 가는 길〉을 관람하는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행사를 기획하게 된 배경과 당일 어떤 시간이었는지 이야기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슬:
퀴어크레딧이 2019년부터 6년간 활동을 지속하면서 다양한 행사를 많이 다녔지만 저희가 행사를 주최한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조금 힘들더라도 퀴어크레딧만의 행사를 진행했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팀원들을 설득했죠. 저희가 영화를 감상하는 단체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상영회를 기획하게 됐는데, 퀴어크레딧이 가진 특징과 어울리면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어떤 작품이 좋을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가족이라고 생각했고, 이후 〈너에게 가는 길〉과 영화 〈바비를 위한 기도〉(2009) 두 작품으로 후보가 좁혀졌어요. 두 영화 모두 좋은 작품이지만 성소수자부모모임의 비비안님과 나비님이 출연하신 〈너에게 가는 길〉을 상영하는 게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결정하게 됐죠.
태태:
제가 스스로를 퀴어로 정체화하고 있다 보니 퀴어로서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해 본 적이 많아요. 그래서 저는 이번 공동상영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될 줄 알았는데, 〈너에게 가는 길〉이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각자의 부모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게 되어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상영회에 오신 분들 중에 아마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인해 오래 속앓이를 하신 것 같은 분이 계셨어요. 그런데 그분이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 부모님과 한 번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자신감을 얻으신 모습이 굉장히 멋있어 보였어요. 아무래도 반장과 함께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하면서 조금 지치기도 했는데, 당일 함께 해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앞으로도 종종 이런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문아영:
퀴어영화 혹은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누는 일은 두 분에게 어떤 의미를 갖나요? 더불어 성소수자 영화감상 소모임을 꾸려서 함께 활동하는 일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함께 여쭤보고 싶어요.
아슬:
저에게는 영화를 보고 같이 감상을 나누는 일과 성소수자 영화감상 모임을 꾸리는 일이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데요. 마치 서로 다른 스토리가 모여서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그런 느낌이에요. 더불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분이든 상관없이 저희 행사에 오실 때는 편안하게 함께 즐기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태태:
개인적으로 퀴어크레딧에서 활동하다 보면 또 다른 인생을 공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같이 영화를 감상하고 행사를 기획하는 모든 활동이 제가 인생을 좀 더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특히 퀴어크레딧은 엘라이분들도 계시지만 성소수자 당사자분들이 많은 모임이라 여기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프라이드가 생기게 돼요. 제가 다른 곳에서 기가 죽고 와도 팀원들이 저를 다독여 주고 인정하는 말들을 해주죠. 사실 저는 주변에 커밍아웃도 많이 했고 부정적인 반응도 잘 넘기는 편이라 기가 죽는 일은 자주 없긴 하지만요. (웃음)
문아영: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릴게요.
아슬:
개인적으로 제가 가진 세 가지의 바람이 있어요. 저희가 단체의 스태프를 ‘퀴크레’, 오픈 채팅방에 계시거나 SNS 계정을 팔로우하고 계신 분들을 ‘퀴크리’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첫 번째로 퀴크리분들이 저희 행사에 오실 때, 좀 더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보고 싶어요. 두 번째는 전국의 여러 성소수자분들 그리고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갖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저희 단체의 이름을 엄정화님의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전해 듣기로는 엄정화님께서 퀴어 커뮤니티에 관심을 두고 계신다고 해요. 그래서 앞으로 퀴어크레딧이 열심히 활동을 이어 나가서 훗날 엄정화님께 저희 단체의 소식이 전해지고 응원을 받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태태:
나중에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 중에서 아직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찾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부담 없이 저희 단체에 연락을 주셨으면 해요. 그런 분들에게 제가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와 우리 퀴어크레딧이 가진 좋은 에너지를 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아슬
퀴어크레딧의 반장 황아슬로 이름은 나니아 연대기의 사자 국왕 아슬란에서 영감을 받았다. 취미생활에 나초와 마운틴듀를 들고 영화 보는 게 행복한 퀴어. 특히 전편 시리즈물 영화들을 연달아서 관람하는 걸 좋아한다.
태태
퀴어크레딧의 부반장이자 영화 감독. 영화를 사랑하고 독립영화를 제작하고 수상했다. 주로 사람의 인생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며 다큐멘터리를 애정한다. 나만의 색깔로 다양한 영상을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아영
퀴어영화 연구그룹 구성원. 퀴어영화에 관한 다양한 글을 기획하고 발행한다. 퀴어예술매거진 『them』의 에디터로 퀴어웹툰에 관한 인터뷰와 대담을 기획했다. 사랑하는 동료들과 서울여성독립영화제를 만들고 있으며, 여성영화와 퀴어영화를 관람하고 연구한다.
본 인터뷰는 비온뒤무지개재단 2024 이창국퀴어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