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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적인 퀴어들과 애도의 확장: 〈럭키, 아파트〉를 중심으로

2025년 8월 2일

이문우


〈더 월2〉(2000)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50년간 함께 한 파트너를 잃게 된 1950년대 노년의 레즈비언이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병원에 실려 간 파트너 애비의 임종조차 지켜보지도 못한 이디스는 어떤 법적 권리도 없기에 둘이 함께 가꿔온 집마저 애비의 조카에게 넘겨주게 된다. 70년을 뛰어넘어 한국에서도 이 상황은 반복된다. 〈담쟁이〉(2020)에서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들어간 은수의 동거인으로밖에 자신을 설명할 길이 없는 예원은 생사가 갈리는 상황 속에서도 은수의 면회조차 하지 못한 채 대기실에 앉아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삶을 함께해 온 동반자의 죽음을 지켜볼 수 없다는 것, 그 죽음을 애도할 수 없다는 것, 그와의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고 그와 함께 일궈온 삶의 유산과 기억을 빼앗기게 되는 것. 죽음 앞에서 일어나는 이와 같은 부정과 박탈이 퀴어한 관계1) 속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과 공포의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불안과 공포 속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운 사회적 유대와 다양한 관계를 상상하고 실천한다. 〈럭키, 아파트〉(2024)는 사적 기억 속에만 남겨진, 취약한 관계에 대한 불안에서 뻗어 나온 유대의 가능성을 상상하는 작품이다.



영화 〈럭키, 아파트〉 스틸컷 ⓒ 영화 〈럭키, 아파트〉, 강유가람, 2024.



연결되는 취약함, 확장되는 애도


사건의 발단은 냄새다. 다리를 다쳐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선우는 어디선가 흘러 들어오는 악취를 감지한다. 처음에는 집 안에서 나는 냄새라고 생각해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고, 청소를 해보기도 하지만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악취의 흔적을 쫓던 선우는 이내 냄새의 출처가 아랫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관리실을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찾아간 1310호 앞에서 선우는 그 냄새가 홀로 죽은 채 남겨진 한 노인의 시신이 부패하며 풍기는 냄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화분을 살뜰히 돌보며 동네에서는 화분 할머니라고 불리는, 선우도 애인인 희서와 함께 아파트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 이웃, 신임이다.


하지만 시신이 수습된 후에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자 끈질기게 냄새를 해결할 방법을 찾던 선우는 소독 관리자를 따라 1310호에 들어간다. 그리고 액자 속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바지씨처럼 보이는 신임이 애인처럼 보이는 한 여자와 다정하게 찍은 오래전 사진을. 이제 선우에게 신임의 죽음은 남 일 같지 않은 것으로, 성큼 다가온다. 결국 선우는 신임의 수첩 속 이름들을 따라 사진 속의 여자, 성남의 가게에 다다르고, 이제 최소한으로나마 성남이 신임을 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된다. 성남은 신임과 어떤 공적 관계로도 기록되지 못한, 수첩 속 이름과 사진이라는 사적 기억 속에만 남겨진 관계이기에, 가족이 포기한 신임의 시신이 무연고 장례 절차를 밟게 될지언정 그의 장례를 치를 수도 없다.


법률 용어로써 무연고(無緣故)는 1)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포기하였거나 2) 연고자가 없거나 혹은 3) 연고자를 알 수 없는 경우를 뜻한다.2) 일반적으로 한국 사회는 무연고 사망자를 고독사와 연결 짓고, 이들의 죽음을 쓸쓸한 죽음으로 그려내며 ‘가족의 위기’를 말한다. 하지만 사실은 한국의 협소한 가족제도가 이들이 애도 될 권리, 그 곁에 있던 이들이 고인을 애도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는 게 더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 법적으로 고인의 연고자―배우자와 직계존비속, 그리고 형제자매―가 아닌 사람에게는 장례를 치르기 위한 권리가 부여되지 않기에 “고인의 장례를 치르고 싶어도 법률상의 연고자로 인정받지 못하여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3) 그래서 성남이 신임의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신임이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는 것을 두고 볼 수밖에 없었듯, 사실혼 관계, 동거가족, 동성 커플, 친구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친밀한 관계, 돌봄 공동체 등 많은 퀴어한 관계 속의 사람들은 자신의 파트너를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채 떠나보내게 된다.


선우는 그런 신임과 성남의 사정을 보며 어떤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희서의 가족에게는 월세 세입자로 둔갑하여 들어선 집, 증명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둘 사이의 차용증 한 장뿐. 보탤 수 없는 이자와 흔들리는 관계 속에서 원가족마저 등진 선우가 꾼 꿈에는 어쩌면 집 없이 떠돌게 될, 빈곤한 미래에 대한 공포도 반영되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공포는 선우를 주저앉히지 않는다. 공포는 오히려 선우를 움직이게 만든다. 언제고 무너지고 흩어질 수 있는 관계, 혹은 죽음의 문턱까지 이어간다 해도 공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관계의 취약성을 인식하며, 알 수 없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선우는 둘의 기억이 담긴 사진첩을 찾아 나선다.


사진첩을 찾아 몰래 들어간 신임의 집에서 동대표를 마주쳐 무단 침입으로 신고될 위기를 넘기고 희서와 다투며 이웃들의 혐오 발언에 맞서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결국 유족은 원치 않아 버려지는 신임의 물건 속에서 선우는 끝끝내 사진첩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사진첩을 통해 성남의 애도는 비로소 가능해진다. 자신의 사진만을 가득 남긴 신임의 마음을 희미하게나마 읽으며, 오래된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성남은 마음껏 슬퍼하고 비로소 신임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비록 공적 애도를 위한 의례는 여전히 접근 불가능하지만, 이와 같은 성남의 사적 애도나마 가능할 수 있게 한 것은 선우의 유대감이다. 그리고 그렇게 신임과 “아무 관계도 아”니었던 선우와 희서는 취약한 관계에 대한 불안을 공유하며 애도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둘은 화분을 살뜰히 돌보던 신임의 행복하게 빛나던 과거 사진을 해바라기와 함께 심으며 그들만의 죽음의 의례를 치른다.


이처럼 때때로 취약함은 서로를 연결한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 퀴어한 관계 속의 우리는 자주 연결된다. 퀴어한 존재와 죽음의 거리는 종종 갑작스레 좁혀지곤 하고, 잇따라 들려오는 부고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자연사를 기원하곤 한다. 그래서 어쩌면 ‘아무 관계는 아니어도’ 취약함으로 이어져 있는 퀴어들의 마음은 사적 애도를 넘어 공적인 애도의 장소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성 확정 수술을 받은 후 강제 전역을 당한 故 변희수 하사의 죽음이 순직으로 인정되고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되기 하루 전, 그의 죽음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모여 애도의 마음을 나눈 현장4)은 그와 같이 확장된 공적 애도의 장소를 보여준다.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을 없애겠다”5)라는 변희수 하사의 마음은 사람들을 연결했고, 텅 빈 공간을 공적인 애도의 장소로 확장했으며, 그로부터 연쇄된 움직임들을 만들어냈다. 해마다 이어지는 변희수 하사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 2024년 군인권센터와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이 함께 설립한 변희수 재단 준비위원회가 모아온 목소리와 활동, 그리고 그에 대한 기억을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 시상식에서 “변희수 하사님을 기억합니다”라는 문장을 읽는 행동6) 등 그를 통한 애도로 이어진 마음들이 결국은 많은 퀴어들을 자연사로 이끌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 자연사 끝에 선 우리가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더 이상, 끝끝내 찾아낸 사적 애도의 장에 갇혀있지 않기를, 자연스레 주어진 공간 안에서 맘껏 슬퍼하고, 고인을 추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뒤처진 삶과 관계’로 여겨지는 것으로부터 다시 사회를 상상하는”7) 퀴어한 역동의 정치가 필요하다.



가장 낮은 곳에서, 불법으로 연립하기


한편, 〈럭키, 아파트〉는 냄새를 따라 옮아가는 혐오의 자국을 보여준다. 신임의 죽음을 알게 된 날, 선우는 흘러 들어오는 냄새를 내보내며, “냄새는 분자 같은 것”이기에 “그 사람의 일부가 우리 집에 떠다녔던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영화는 그 냄새, 신임의 일부가 선우와 희서에게 붙어 주민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어가는 것을 보여준다.


냄새, 특히 악취는 혐오의 감정과 즉각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그것이 죽음과 연결되어 있을 때, 혐오의 감정은 보다 강렬해진다.8) “불결하고 냄새를 풍기며 부패하는 것들은 우리를 오염시키고 병들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에 “혐오스럽고 위험한 것으로 지정”된다.9) 처음 선우가 집에 흘러 들어오는 악취를 없애려고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이와 같은 혐오의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혐오의 감정은 대부분 배제와 차별의 기제로 작동하지만, 영화는 선우와 희서의 집에 흘러 들어온 신임의 분자가 선우의 호흡기를 타고 들어가 점차 그의 내면에 가장 내밀한 타자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10) 하지만 동시에 선우에게 옮겨붙은 신임의 분자 중 일부는 아파트 이웃들의 혐오를 선우에게로 옮겨오기도 한다. 처음에는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이후에는 성남의 애도를 돕기 위해 움직이는 선우를 불편하게 여기던 이웃들은 결국 “여자 둘이 사는” 1410호를 의식하며 단톡방에 레즈비언 혐오 발언을 쏟아낸다. ‘애들 볼지도 모르는데, 불편하다.’, ‘아이들이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성애가 합법화된 나라도 아닌데.’, ‘조용히 살면 무슨 문제가 있냐, 동네에서 대놓고 그러니 소름 끼친다.’


사실 〈럭키, 아파트〉는 꽤나 ‘규범적’인 레즈비언 커플을 보여주는 영화다. 비록 선우는 비정규직 노동자이고 현재 부상으로 한시적 무직 상태이긴 하지만, 둘은 장기 연애 9년 차인 모노가미 커플로 자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희서는 지난 주거지역에서 겪은 불합리한 혐오와 차별로 최대한 조용히, 주목받지 않고, 참으면서 지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가 이웃들의 눈 밖에 나지 않고 조용히 살려고 노력한다 한들, 그들은 언제고 ‘유해하고’ ‘시끄럽고’ ‘불편한’, ‘불법적인’ 존재로 밀려날 뿐이다.



〈너의 연애〉 출연자 포스터 ⓒ 〈너의 연애〉, 디스플레이 컴퍼니, 2025.



지난 4월, OTT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여성 간 연애 프로그램인 〈너의 연애〉(2025) 첫 방영분이 공개된 이후 출연자 중 한 명인 리원이 과거 인터넷을 통해 성인 방송을 진행했다는 이력이 인터넷을 통해 유출되면서 사이버 불링을 당하고, 이후 방송에서는 대거 편집되며 삭제되었다.11) 많은 비난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중에는 “레즈비언 연애 프로그램에 ‘창녀’, ‘가짜 레즈비언’이 나와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진짜 레즈비언’까지 욕먹게 만든다”는 프레임의 비난도 존재했다. 리원과 선을 그으며, ‘규범적인’ ‘모범 시민’으로서 존재하고 싶은 이들 ‘진짜 레즈비언’의 욕망은 그를 ‘불법적’인 범죄자라 낙인찍고 이 사회에서 삭제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규범적이고 모범적인 시민과 불법적인 존재라는 것, 과연 그사이의 구분은 또 얼마나 모호하고 임시적이며 불안정한지, 우리는 언제든 우리가 불법적인 존재로 밀려나게 될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공공화장실을 사용하고자 할 때 우리에겐 범죄자라는 낙인이 부여되고,12) 우리는 강제로 철거되는 집을 지키기 위해 경찰과 충돌해야 하며,13) 남들처럼 이동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다가 징역을 선고 받고,14) 태어나고 평생을 살아온 땅에서 갑자기 강제 추방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15) 아니, 어쩌면 ‘모범 시민’으로서 참여한 집회에서, 혹은 그저 길을 지나가다가 폭력시위대, 반국가 세력, 종북좌파, 빨갱이 등 각종 이름으로 진압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16)



노프라이드파티 기조문 ⓒ 노프라이드 파티 기조문.



그러니 누군가가 이상한 사람이라서, 누군가가 불법적인 존재라서 그를 몰아내고 삭제하며 그와는 구분되는 자랑스러운 퀴어로서, 모범 시민으로서 정상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게 대체 무슨 의미를 지닐까? 나는 리원에 대한 구분 짓기와 혐오, 사회로부터의 추방, 삭제 조치를 보면서 2023년의 노프라이드 파티를 떠올렸다. 그곳에서 우리는 “정상 사회의 긍정과 존중을 얻는 일에 방해가 되는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기에, “‘정상적인’ 퀴어들의 프라이드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프라이드 정치가 고양하는 자긍심 반대편으로 밀려났던 구체적인 경험을 기억”하고 있기에 하나로 모였다.17) 이렇듯 자긍심의 정치 속에서 탈락한 채, 노프라이드의 마음으로 결집한 퀴어한 우리들의 목소리를 나는 계속해서 떠올린다. 2025년 서울퀴어문화축제의 프레스 안내에는 “언론은 성적 소수자를 특정 질환이나 사회병리 현상과 연결 짓지 않는다.”18)는 문구가 있었다. 정신 질환, 치료가능한 질병, HIV/AIDS, 성매매, 마약 등과 퀴어를 분리하려는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이와 같은 안내는 퀴어를 병리화하는 혐오의 역사에 대응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노프라이드 파티가 호명했던 “존재 자체가 불법인 비국민, 이주노동자, 홈리스, 성병캐리어, 각종 정신병자, 장애인, 노출광, 약물 사용자, 복장전환자, 성중독자들을 포함하는 각계 각층의 퀴어”19) 존재를 삭제한다. 나는 안다. 우리는 아프고, HIV/AIDS와 싸워온 오랜 역사가 있으며, 때로는 약물에 노출되기 쉽고, 원가족과 불화하며, 그렇게 집을 벗어나 취약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빈곤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그것이 우리의 역사이고, 우리가 존재하는 현실이며, 때로는 우리를 허물어뜨리지만, 때로는 그렇기에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결국 그 기원부터 누구보다 이상하고 변태적이며 괴물 같고 비정상인 우리는 가장 낮은 곳에서 만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를 마주칠 수밖에 없는 그곳에서, 우리는 두텁게 연결될 것이다.20)




이문우

퀴어영화 연구그룹 구성원. 주로 한국퀴어영화에 대해 공부하고 글을 써왔다. 최근에는 교차성의 관점에서 장애와 퀴어 재현을 분석하는 데 관심을 두고 불구 이론을 공부하고 있다.




본 글은 비온뒤무지개재단 2024 이창국퀴어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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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에서 퀴어한 관계는 정체성으로서의 퀴어 범주(LGBTAIQ+)를 넘어 이성애규범적 관계 바깥의 모든 관계를 통칭한다. 이는 동성 커플뿐 아니라 “이성 간이라도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연인, 혈연도 연인도 아닌 친구관계로 함께 사는 사람들” 또한 포함한다. 김순남, 『가족을 구성할 권리』, 오월의 봄, 2023, 72쪽.
2) 이소윤, 「한국사회 무연고 사망자의 상주되기와 장례실천을 둘러싼 가족정치」,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22, 1쪽.
3) 위의 논문, 3쪽. 연고 개념의 범주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규정되는데, 그 협소한 범주의 ‘예외’가 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시신을 관리하는 자’라는 범주이다. 그 범주에는 사실혼 관계를 비롯해 장기간 지속적으로 동거하며 생계/주거를 같이 하거나 실질적 부양이나 경제적 지원 및 정서적 유대관계, 지속적 간병이나 돌봄을 제공한 경우가 포함되는데, 이소윤은 현행 법체계에서 이 범주의 사람들은 사실상 완전히 배제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포함되거나 동등하게 인정되지도 않는 방식으로 불완전하고 부분적인 권한만을 부여받게 된다고 밝힌다. 관련하여 더 자세한 내용은 위의 논문에서 41-46쪽을 참고할 것.
4) 김채운, 「변희수 하사 현충원 안장에 바친 추모사…“더는 외롭지 않게”. 순직 인정 뒤 현충원 이장 하루 앞 추모대회」, 한겨레, 2024.6.23. (검색일: 2025.6.22.)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46098.html〉
5) 김종철, 「[토요판] 김종철의 여기. 최초의 성전환 커밍아웃 군인 변희수씨」, 한겨레, 2020.3.20. (검색일: 2025.6.22.) 〈https://www.hani.co.kr/arti/society/rights/933547.html〉
6) 정보라, 「기억할게요, 변희수 하사님」, 경향신문, 2025.5.14. (검색일: 2025.6.22.)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142021005〉
7) 김순남, 앞의 책, 16쪽.
8) 하홍규, 「냄새와 혐오」, 『감성연구』 22집, 호남학연구원, 2021, 36쪽.
9) 신은화, 「혐오와 지배」, 『철학연구』 143집, 대한철학회, 2017, 198쪽.
10) 게오르그 짐멜은 냄새를 통해 타자를 내밀하게 감각하면서 발생하는 인상에 따라 선택과 거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무엇인가 냄새를 맡으면서 그것이 주는 인상이나 그것을 발산하는 객체를 우리 안으로 깊숙이, 곧 우리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며, 이를 이른바 호흡이라는 생명 과정을 통해서 … 다른 모든 감각들에서는 불가능할 정도로 우리 자신과 매우 밀접하게 동화시킨다. 누군가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는다 함은 그를 가장 내밀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그는 말하자면 기체의 형식을 통해서 우리의 감각적이고 가장 내면적인 존재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리고 후각 인상들 일반에 대한 예민성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서 이들 인상에 대한 선택과 거리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게오르그 짐멜, 김덕영·윤미애 역,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새물결, 2005, 173쪽. 하지만, 이 글에서는 신임의 냄새가 선우의 내면에 자리 잡는 과정을 ‘구분 짓기’의 과정보다는 자아와 타자가 하나로 얽히며 연루되는 과정으로 읽어보고자 했다.
11) 현재 트위터(현 ‘X’)를 통해 게시되었던 〈너의 연애〉 제작사인 디스플레이 컴퍼니의 입장문은 삭제된 상태며(2025.6.14. 기준), 리원의 “장면을 원칙적으로 최대한 삭제하는 방향으로 편집을 재조정 중”이라는 내용은 여성신문 기사를 통해 확인했다. 이슬기, 「‘너의 연애’ 리원 향한 혐오, 왜 차별금지법이 필요한가」, 여성신문, 2025.5.13. (검색일: 2025.6.14.)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1689〉
12) 박고은, 「‘트랜스젠더 가짜뉴스’ 퍼뜨리는 보수 개신교…‘괴물 혐오’ 조장」, 한겨레, 2024.11.5. (검색일: 2025.6.15.)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65678.html〉
13) 정인성, 「‘미아리’서 쫓겨나는 여성들 “성착취 방치한 국가가 지원책 내라”」, 한겨레, 2025.4.22. (검색일: 2025.6.14.)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193723.html〉 한편, 이때 경찰 앞에서 “제발 면담 날짜를 잡아달라”며 무릎을 꿇었던 두 성노동자/활동가에게 검찰은 징역을 선고했다. 성노동자해방운동 주홍빛연대 차차(@ScarletChaCha) 트위터. (검색일: 2025.6.26.) 〈https://x.com/ScarletChaCha/status/1937003399494737960〉
14) 오연서, 「장애인 이동권 ‘버스 시위’ 박경석 전장연 대표 징역형 집유 확정」, 한겨레, 2025.3.18. (검색일: 2025.6.14.)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87512.html〉
15) 안지산, 「"한국서 자랐어도 나가" 경남 이주민 아동 200여 명 강제추방 위기」, 오마이뉴스, 2025.2.24. (검색일: 2025.6.14.)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00996〉
16) 1947년 4월 3일 이후 제주에서,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1987년 6월 항쟁의 현장에서, 수많은 투쟁과 국가 폭력의 현장에서 사람들은 언제고 임의적으로 법 바깥의 존재로 밀려나고 법의 이름으로 처벌되었다.
17) Nopride, 「[기조문] ‘프라이드’가 부끄럽게 여기는 불법 존재들의 노 프라이드 파티」, 2023.6.29. (검색일: 2025.6.14.) 〈https://medium.com/@nopride2023/nopride2023-%EC%B7%A8%EC%A7%80%EB%AC%B8-%ED%94%84%EB%9D%BC%EC%9D%B4%EB%93%9C%EA%B0%80-%EB%B6%80%EB%81%84%EB%9F%BD%EA%B2%8C-%EC%97%AC%EA%B8%B0%EB%8A%94-%EB%B6%88%EB%B2%95-%EC%A1%B4%EC%9E%AC%EB%93%A4%EC%9D%98-%EB%85%B8-%ED%94%84%EB%9D%BC%EC%9D%B4%EB%93%9C-no-pride-%ED%8C%8C%ED%8B%B0-861491ec5bce〉 나는 실제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누워서 트위터로 지켜보며 마음을 모으고 힘을 받았다.
18)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서울퀴어퍼레이드2025 🌈취재·촬영 가이드라인(프레스 안내)🌈 꼭 읽어주세요!」, 2025.6.7. (검색일: 2025.6.14.) 〈https://www.sqcf.org/notice/?idx=165039557&bmode=view〉 한편, 6월 13일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와 연구모임 POP의 수정요청을 통해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해당 프레스 안내의 기반이 되었던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의 한계에 공감하고, 6월 12일 발표된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성소수자 인권 보도 준칙」을 적용·활용할 것임을 밝혔다. 성노동자해방운동 주홍빛연대 차차(@ScarletChaCha) 트위터. (검색일: 2025.6.22.) 〈https://x.com/ScarletChaCha/status/1933827924207259813?t=RQGOUUFyeFwK0IkvFNEfvQ&s=32〉
19) Nopride, 앞의 글.
20) 이 문장은 ‘연결되지 않은 바닥은 상상할 수 없으며, 우리는 그렇게 바닥을 만지며 연결되어 두껍게 존재한다’는 내용의, 이반지하의 시를 생각하며 썼다. 이반지하, 「니네는 뭐랄까」, 노프라이드 파티 낭독회. (검색일: 2025.6.14.) 〈https://www.youtube.com/watch?v=8b9R0UA2wf8〉